“포기하자.” “먹고 말 거야!” 두 사람은 동시에 전혀 다른 답에 도달했다. “프로미넌스를 쓰면!” “잠깐! 안 돼, 파인. 우리 자신을 위해 프로미넌스를 쓰면 안 된다고.” 배고픔에 규칙을 어길 뻔한 파인을 다행히 레인이 저지했다. “어…… 그런가?” 두 사람은 다시 호완의 식당을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호완 아저씨는 왜 그런 명물 요리를 더 이상...
해님 나라 성의 꼭대기에 있는 해님 장식의 불이 꺼졌다. 깨끗한 밤하늘에 여느 때처럼 별이 떠 있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레인과 파인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기고, 베개를 베지 않고 도리어 베개 밑으로 머리를 넣었다. 금방이라도 잘 것 같은 자세지만 두 사람은 이불과 베개의 사이로 말똥말똥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멜롯이 ...
“으아악! 난 몰라!” “난 몰라, 몰라!” “어떡해!” 잔뜩 놀라 온 사방 뛰어다니는 어린 공주들을 보면서 그레이스는 우아하게 말했다. “진정해요, 프린세스 파인, 프린세스 레인.” 자신의 이름을 듣고 두 사람은 더욱 공포에 질려 날뛰었다. “꺄악, 우리 이름을 알고 있어!” “난 몰라!” “어떡해!” 두 공주의 경악은 결국 두 사람이 넘어져 빛 속에 파...
긴 복도를 따라 대리석으로 된 둥근 기둥이 수없이 늘어서 있다. 밝은 베이지색으로 칠한 바탕에 붉은색으로 꾸민 벽이 고급스럽다. 벽을 따라 해님 모양으로 조각한 금을 장식해놓았다. 해는 이곳, 해님 나라의 상징이다. 바닥에는 혹시나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붉은 융단을 깔았다. 언제나 기품이 흐를 것만 같은 성 안, 그런데 어쩐지 많은 사람들이 ...
“신비한 별은 말이야. 일곱 나라가 함께 있는 아주 평화로운 별이야.” 만일 당신이 우주에 가게 된다면 말이에요.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총총히 떠 있는 먼 우주, 그 틈에서 혹시 샛노란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이 없는지 한 번쯤 살펴보세요. 올록볼록하게 꼭 별사탕 모양으로 생겨서는, 어느 한 군데 구멍이 뻥 뚫린, 그 구멍으로 노랗게 빛이 흘러나오는 신비한...
안녕하세요. <환하게 비출게>는 제 개인적인 경험들이 들어간 소설로 우울한 누군가에게, 무엇보다 나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어 생각해냈던 이야기였습니다. 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완결을 내자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기억들에서 충분히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꾸 푸념과 분노가 섞여 들어가서 작업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뭉치느라 손자국이 그대로 남은 눈덩이가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 날, 운동장 전체가 4학년의 전쟁터였다. 왜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저 누군가가 눈을 던져 시비를 걸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눈싸움을 하다가 애꿎은 사람이 맞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이 되고, 또 늘어나고....... 결국에는 4학년, 아니 종업식을 마쳤으니 갓 5학년이 된 학생...
“이게 무슨 일이야.” 해은이 들릴 듯 말 듯 소곤거리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명진이 있었다. “너도 공부하러 온 거야?” 명진이 조심스럽게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물었다. 토요일 오후, 두 사람은 작은 도서관에서 만났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었다. 해은은 지나가는 말로 명진이 토요일에 시험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갈 거라고 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
“영화 좋다. 집중하느라 다 마시지도 못함. 이것 봐.” 검은 화면에 깨알 같이 작은 글자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갔다. 해은이 아직 3분의 1 가량 남아있는 음료를 흔들어보이고는 한 모금 마셨다. “나도.” 명진 역시 다른 의미로 집중하느라 음료를 다 마시지 못했다. 그는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상영 시간의 반 정도는 해은에게 신경이 쏠려...
- 넌 허리가 몇이니? 24요. 힙은? 34요. ......뭔 소리야. - Ah Oh! 어렸을 때부터 난 눈이 좀 달라. 아무리 예뻐도 뒤에 살이 모자라면, 난 눈이 안 가. 아. 얼마 자지도 않았는데. 피곤한 눈을 억지로 뜬 해은이 뻑뻑한 눈동자를 몇 바퀴 굴리는 동안 기상 송이 계속 흘러갔다. 몸이 침대에서 떼어지지 않았다. 지금 일어나면 언제 또 눕나...
“아....... 등 결린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싼 해은은 거울 앞에 앉아 화장 솜으로 얼굴을 닦아냈다. 버스를 오래 타면 등이 결렸다. 아는 스트레칭을 총동원해도 허리만 풀릴 뿐, 2년 가까이 쌓인 몸의 피로는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숨이 절로 났다. 그러면서도 앰플, 알로에 젤, 수분 크림을 두들기는 손은 멈추지 않았다. - 지이잉 ...
명진은 이어폰을 타고 들려오는 음악을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아주 느긋한 발걸음이 금요일의 밤과 썩 어울렸다. 그는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수업이 길어졌지만, 대신 원래 예정되어 있던 토요일 보충이 취소되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 내일 오전을 송두리째 뺏길 뻔 했다. 곧 학원가를 지나 조용한 곳으로 들어서자, 그는...
영롱한 색채로 찬연하게 빛나는 글을 쓰고 싶은 임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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